본문 바로가기
K-pop 앨범 리뷰

태연 - TO.X 리뷰

by haegolmul 2023. 12. 26.
반응형

정말 오랜만에 내 취향에 딱 들어맞는 케이팝 앨범이 나와서 리뷰를 작성해 보려한다.

겨울에 잘 어울리는, 그리고 쉽게 질리지 않는 괜찮은 앨범이었다.

팬이 아닌, 평범한 리스너의 입장에서 분석해 본, 태연의 다섯번째 미니앨범, To.X

 

앨범의 타이틀곡은 앨범과 이름이 동일하다.

그래서인지, 이 곡을 비롯해 앨범 속 모든 곡들이,

사랑이든 인간관계에서든, 어떠한, 떠나간 X에게 하기 좋은 말들이다.

이 앨범은 그 점마저 마음에 든다. 내가 또 달달한 사랑노래는 싫어하는 사람이라...

 

To.X

 

타이틀곡은 깔끔하고 단순한 비트로 이루어져 있다.

누군가는 심심하다고 말할 수도 있는 멜로디 라인이기도 하다.

그런데도 이 곡이 심심하지 않은 건, 가사와 태연의 보컬 탓이라 생각한다.

켄지가 쓴 이 노래의 가사는 유난히 인상적인 구석이 많다.

영어 욕설(F*** you)을 연상시키는 Block you라는 가사도 재밌고,

"나 아님 누가 그런 세상 안아주겠어"라는 구체적인 문장도 재밌다.

흔하고 일반적이면서도 묘하게 구체적인 가사들이 이 노래의 사실감을 더해준다.

거기에다 담백한 태연의 보컬은 이 곡에 더한 매력을 불어 넣는다.

여담이지만, 뮤직비디오도 꽤 잘 만들어진 수작이다.

가스라이팅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게 만드는 뮤직비디오.

 

Melt Away

전곡이 마음에 드는 앨범이지만, 모든 곡에 리뷰를 쓰기엔 내가 너무 바쁜 직장인이기에...

두번 째 곡 Melt away에 대한 감상은 짧게 정리해본다.

예전부터 태연에게는 간혹 그런 곡들이 있었지만, 이 노래는 유난히 Jazzy한 느낌이 있다.

그러나 우리에게 익숙한 끈적한 째지함은 아니다.

건조하고 차가운데, 그럼에도 째지함이 있는 곡이라,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.

후렴에서 늘어지게 부르는 파트에서는 태연의 보컬도 아주 맛깔난다. 츄릅.

타이클곡을 제외하고는 이 곡을 가장 많이 들은 것 같다.

아마 나 외에 다른 사람들의 취향도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... 아닐까? 아님 말고...

 

악몽 Nightmare

3번째 트랙 Burn it down도 매력있는 트랙이지만, 개인적인 취향을 관통한 곡은 역시 악몽이다.

시니컬한 가사와 단조로운 악기 소리들, 힘을 완전히 뺀 태연의 보컬이 조화롭고 또 심심하다.

그런데 그 심심함이 바로 내 취향이다. To.X라는 주제에 너무 잘 어울리는 곡이다.

이미 지나간 상대에게 구질구질하게 힘 빼는 노래가 아니라서 좋은 곡.

담백하게 넌 그렇게 내 탓을 했지만, 사실 그건 그 탓이야, 하고 고하는 곡.

흑백 사진인 이 앨범의 커버 사진과 가장 어울리는 트랙이 아닐까.

 

 

다음 트랙 All For Nothing도 씁쓸한 사랑의 흔적이 잘 느껴지는 곡이다.

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.

마지막 트랙 Fabulous만이 결을 좀 달리하는 곡인데...

발랄한 영어 가사에 태연의 보컬이 잘 어울어진 곡이긴 하다만...

앞선 곡들이 가지는 분위기에 비해 너무 가벼운 분위기라 생각한다.

솔직히 살짝 내 취향에서 빗겨지나는 곡이었다.

개인적인 추측으로는, 마지막 트랙이 이렇게까지 밝은 이유가 반드시 있다고 본다.

과거(X)를 털어내고 나아가는 어떠한 희망을 상징하는거 아닐까...?

프로듀서와 아티스트가 트랙리스트를 짜는 건 다 나름의 이유가 있으니까.

나는 아마도 그렇게 추측해본다. 

 

이렇게 한 앨범을 여러번 반복재생한 건 참 오랜만이었다.

1세대부터 지금까지 쉬지않고 달려온 케이팝 덕후로써,

참 오랜만에 취향에 잘 들어맞는 앨범이었다.

 

결론: 내 스타일이다.

반응형