정말 오랜만에 내 취향에 딱 들어맞는 케이팝 앨범이 나와서 리뷰를 작성해 보려한다.
겨울에 잘 어울리는, 그리고 쉽게 질리지 않는 괜찮은 앨범이었다.
팬이 아닌, 평범한 리스너의 입장에서 분석해 본, 태연의 다섯번째 미니앨범, To.X
앨범의 타이틀곡은 앨범과 이름이 동일하다.
그래서인지, 이 곡을 비롯해 앨범 속 모든 곡들이,
사랑이든 인간관계에서든, 어떠한, 떠나간 X에게 하기 좋은 말들이다.
이 앨범은 그 점마저 마음에 든다. 내가 또 달달한 사랑노래는 싫어하는 사람이라...
To.X
타이틀곡은 깔끔하고 단순한 비트로 이루어져 있다.
누군가는 심심하다고 말할 수도 있는 멜로디 라인이기도 하다.
그런데도 이 곡이 심심하지 않은 건, 가사와 태연의 보컬 탓이라 생각한다.
켄지가 쓴 이 노래의 가사는 유난히 인상적인 구석이 많다.
영어 욕설(F*** you)을 연상시키는 Block you라는 가사도 재밌고,
"나 아님 누가 그런 세상 안아주겠어"라는 구체적인 문장도 재밌다.
흔하고 일반적이면서도 묘하게 구체적인 가사들이 이 노래의 사실감을 더해준다.
거기에다 담백한 태연의 보컬은 이 곡에 더한 매력을 불어 넣는다.
여담이지만, 뮤직비디오도 꽤 잘 만들어진 수작이다.
가스라이팅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게 만드는 뮤직비디오.
Melt Away
전곡이 마음에 드는 앨범이지만, 모든 곡에 리뷰를 쓰기엔 내가 너무 바쁜 직장인이기에...
두번 째 곡 Melt away에 대한 감상은 짧게 정리해본다.
예전부터 태연에게는 간혹 그런 곡들이 있었지만, 이 노래는 유난히 Jazzy한 느낌이 있다.
그러나 우리에게 익숙한 끈적한 째지함은 아니다.
건조하고 차가운데, 그럼에도 째지함이 있는 곡이라,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.
후렴에서 늘어지게 부르는 파트에서는 태연의 보컬도 아주 맛깔난다. 츄릅.
타이클곡을 제외하고는 이 곡을 가장 많이 들은 것 같다.
아마 나 외에 다른 사람들의 취향도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... 아닐까? 아님 말고...
악몽 Nightmare
3번째 트랙 Burn it down도 매력있는 트랙이지만, 개인적인 취향을 관통한 곡은 역시 악몽이다.
시니컬한 가사와 단조로운 악기 소리들, 힘을 완전히 뺀 태연의 보컬이 조화롭고 또 심심하다.
그런데 그 심심함이 바로 내 취향이다. To.X라는 주제에 너무 잘 어울리는 곡이다.
이미 지나간 상대에게 구질구질하게 힘 빼는 노래가 아니라서 좋은 곡.
담백하게 넌 그렇게 내 탓을 했지만, 사실 그건 그 탓이야, 하고 고하는 곡.
흑백 사진인 이 앨범의 커버 사진과 가장 어울리는 트랙이 아닐까.
다음 트랙 All For Nothing도 씁쓸한 사랑의 흔적이 잘 느껴지는 곡이다.
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.
마지막 트랙 Fabulous만이 결을 좀 달리하는 곡인데...
발랄한 영어 가사에 태연의 보컬이 잘 어울어진 곡이긴 하다만...
앞선 곡들이 가지는 분위기에 비해 너무 가벼운 분위기라 생각한다.
솔직히 살짝 내 취향에서 빗겨지나는 곡이었다.
개인적인 추측으로는, 마지막 트랙이 이렇게까지 밝은 이유가 반드시 있다고 본다.
과거(X)를 털어내고 나아가는 어떠한 희망을 상징하는거 아닐까...?
프로듀서와 아티스트가 트랙리스트를 짜는 건 다 나름의 이유가 있으니까.
나는 아마도 그렇게 추측해본다.
이렇게 한 앨범을 여러번 반복재생한 건 참 오랜만이었다.
1세대부터 지금까지 쉬지않고 달려온 케이팝 덕후로써,
참 오랜만에 취향에 잘 들어맞는 앨범이었다.
결론: 내 스타일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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